단오는 우리나라 전통 명절 중 하나로, 음력 5월 5일에 지내는 중요한 세시풍속입니다. 예로부터 설날, 추석과 함께 3대 명절로 꼽혔던 단오는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로 여겨져 다양한 풍습과 음식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단오의 유래와 단오에 즐겨 먹는 전통 음식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단오의 유래와 의미
단오는 음력 5월 5일로, ‘단(端)’은 첫 번째를 의미하고 ‘오(午)’는 다섯을 의미하여 ‘초닷새’를 뜻합니다. 우리말로는 ‘수릿날’이라고도 불렸는데, 이는 여러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의 단오 기원은 농경 사회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한반도에 농경이 정착된 이후부터 시작되었다고 추정되며, 삼한 시대에는 5월에 씨뿌리기를 마치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때 사람들이 모여 노래와 춤을 즐기며 풍요를 기원했다고 합니다.
한편, 중국에서는 기원전 3세기 초나라의 충신 굴원이 5월 5일에 멱라강에 투신자살한 것을 기리는 날로 전해집니다. 이후 굴원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제사를 지내게 되었고, 이 풍습이 우리나라에 전해져 단오가 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단오는 일 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로, 설날, 한식, 추석과 더불어 한국의 4대 명절로 분류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공휴일에서 제외되어 명절로서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습니다.
단오의 대표 음식
수리취떡
단오 절식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수리취떡입니다. 수리취떡은 수레바퀴 모양의 떡살로 찍어낸 쑥절편으로, 차륜병(車輪餠) 또는 애엽병(艾葉餠)이라고도 불립니다.
수리취떡을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멥쌀을 10시간 이상 불려 소금을 넣고 빻습니다
- 수리취(쑥)를 삶아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짜냅니다
- 쌀가루에 수리취를 넣고 시루에 쪄서 떡을 만듭니다
- 떡을 수레바퀴 모양의 떡살로 찍어 참기름을 바릅니다
수리취떡은 몸을 보양하고 나쁜 기운을 몰아낸다는 의미가 있으며, 카로틴과 비타민B 복합체를 함유해 지혈, 부종, 인후염, 당뇨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앵두화채
단오 시기는 앵두가 제철인 때로, 앵두화채는 단오의 대표적인 후식입니다. 앵두는 피를 맑게 하고 위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어 여름철 떨어진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합니다.
앵두화채 만드는 방법:
- 잘 익은 앵두를 씻어 씨를 제거합니다
- 물 2컵, 설탕 2/3컵 비율로 섞어 끓여 화채 국물을 만듭니다
- 앵두의 반은 갈아서 체에 밭치고, 나머지 반은 그대로 둡니다
- 화채 그릇에 앵두를 담고 국물을 부은 후 잣을 띄웁니다
오미자 국물로 만들면 더욱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앵두가 익을 때면 서울의 남녀는 송동과 성북동에 가서 놀기도 했는데, 이를 ‘앵두회’라고 했다고 합니다.
제호탕
제호탕은 단오날 왕이 즐겨 마시던 절식이자 건강음료입니다. ‘제호’는 ‘맛있고 정신이 상쾌해진다’는 뜻으로, 여름철 더위를 이기고 기력을 보강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호탕 만드는 방법:
- 오매육가루, 초과, 백단향, 축사인 가루를 섞습니다
- 약재 가루에 꿀을 넣고 고루 섞은 후 중탕합니다
- 3시간 정도 중탕하여 제호탕고를 만듭니다
- 꿀물에 제호탕고를 넣고 잘 섞은 후 잣을 띄웁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단오날 내의원에서 제호탕을 만들어 임금께 올리면, 임금은 신하들이 시원한 여름을 보내라고 제호탕과 부채를 하사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기타 단오 음식
단오에는 위의 대표 음식 외에도 다양한 음식들을 즐겼습니다:
-
삼계탕: 단오에는 닭고기, 쑥, 인삼 등의 건강한 재료로 만든 삼계탕을 먹는 전통이 있습니다. 보양식으로 유명하며 여름을 대비한 건강식입니다.
-
파전: 파를 밀가루 반죽에 넣어 만든 전통 음식으로, 고소한 향과 바삭한 식감이 특징입니다.
-
쑥강정: 대추알강정과 함께 인기 있는 간식으로, 쑥 조각에 꿀을 묻혀 만듭니다.
-
창포주: 단오하면 창포를 떠올리는데, 창포물로 머리를 감는 풍습과 함께 창포를 이용해 술을 만들어 마시기도 했습니다.
단오 음식의 의미와 현대적 가치
단오 음식들은 단순한 절기 음식을 넘어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로 여겨지는 단오에는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한 지혜가 담긴 음식들이 많습니다.
수리취떡의 쑥은 약효가 뛰어나고, 앵두화채와 제호탕은 여름철 갈증 해소와 기력 보강에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단오 음식들은 현대에도 계절의 변화에 맞춰 건강을 챙기는 지혜를 담고 있어 가치가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단오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지만, 강릉 단오제나 영광 법성포 단오제와 같은 지역 축제를 통해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단오의 음식 문화를 통해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느끼고, 건강한 여름을 준비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단오의 유래와 음식 문화는 우리 전통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매년 단오가 되면 수리취떡이나 앵두화채를 만들어 먹으며 전통을 이어가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