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석식 소주,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우리나라 사람들의 희로애락과 함께해 온 술, 소주. 그중에서도 우리가 식당이나 편의점에서 흔히 접하는 초록색 병의 소주는 대부분 ‘희석식 소주’입니다. 이름은 익숙하지만, 그 뜻이나 제조 과정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희석식 소주의 역사부터 원료, 그리고 증류식 소주와의 차이점까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희석식 소주 뜻

희석식 소주란, 말 그대로 ‘물에 희석해서 만든 소주’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희석하는 대상은 바로 ‘주정(酒精)’입니다. 주정은 고순도의 에탄올(알코올)로, 그 자체로는 맛이나 향이 거의 없습니다. 이 주정에 물을 타고, 소주의 특징적인 단맛과 감칠맛을 내기 위해 아스파탐, 스테비오사이드, 결정과당 등 다양한 감미료를 첨가하여 우리가 아는 소주의 맛을 만들어냅니다.

희석식 소주 주정

희석식 소주의 핵심 원료는 주정(酒精)입니다. 주정은 전분이 풍부한 작물을 발효시킨 뒤, 연속식 증류기라는 기계를 통해 불순물을 제거하여 만든 순도 95% 이상의 에탄올(알코올)입니다. 과거에는 쌀이나 보리 등 국산 농산물을 사용했지만, 현재는 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 타피오카, 카사바, 고구마, 옥수수 등을 원료로 사용합니다.

희석식 소주 제조 과정

희석식 소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1. 주정 확보: 주정 회사에서 생산한 고순도의 주정을 공급받습니다.
  2. 희석: 주정에 깨끗한 물(지하수, 정제수 등)을 섞어 원하는 알코올 도수를 맞춥니다.
  3. 감미료 첨가: 소주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내기 위해 각종 감미료와 첨가물을 넣습니다.
  4. 숙성 및 여과: 안정화 및 숙성 과정을 거친 뒤, 활성탄 등으로 여과하여 깔끔한 맛을 냅니다.
  5. 병입 및 포장: 완성된 소주를 초록색 병에 담아 포장하면 우리가 아는 제품이 됩니다.

희석식 소주와 증류식 소주

가장 큰 차이점은 제조 방식과 원료에 있습니다. 희석식 소주는 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섞어 만들지만, 증류식 소주는 쌀, 보리 등 곡물을 발효시킨 밑술을 전통 방식(단식 증류)으로 증류하여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원재료의 고유한 맛과 향이 그대로 살아나 깊고 풍부한 풍미를 가지게 됩니다. 반면 희석식 소주는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입니다.

희석식 소주 역사

희석식 소주의 역사는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것은 1965년 정부의 양곡관리법 시행 이후입니다. 당시 식량 부족 문제로 쌀을 원료로 한 주류 생산이 금지되면서, 저렴한 수입 원료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희석식 소주가 전통 증류식 소주를 대체하며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소주를 ‘국민 술’로 여기게 된 배경입니다.

희석식 소주,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