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작용기작, 저항성 관리의 첫걸음

농작물을 재배할 때 병해충과 잡초는 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농약, 포장지에 적힌 복잡한 기호들의 의미를 알고 계신가요? 바로 ‘작용기작’을 표시하는 이 기호들을 이해하는 것이 효과적인 농약 사용과 저항성 관리의 핵심입니다. 농약의 작용기작에 대해 종류별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농약의 작용기작

농약의 작용기작(Mechanism of Action, MoA)이란, 농약이 해충, 병균, 잡초와 같은 대상 생물에 작용하여 효과를 나타내는 고유한 원리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약은 해충의 신경을 마비시키고, 어떤 약은 잡초의 광합성을 막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공격합니다. 이처럼 농약이 작용하는 방식을 체계적으로 분류한 것이 바로 작용기작 분류입니다.

농약 작용기작별 분류

같은 작용기작을 가진 농약을 계속 사용하면, 그 공격에 내성을 가진 개체들이 살아남아 결국에는 약효가 듣지 않는 ‘저항성’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국제적인 기준(IRAC, FRAC, HRAC)에 따라 농약의 작용기작을 분류하고, 서로 다른 작용기작을 가진 농약을 번갈아 사용하는 ‘교호살포’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농약 포장지에는 살충제는 숫자로, 살균제는 ‘가, 나, 다’와 같은 한글 기호로 작용기작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살충제 작용기작

살충제는 주로 해충의 신경계나 근육, 에너지 대사, 성장 등을 방해하여 효과를 나타냅니다. 대표적인 작용기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신경 및 근육 작용 저해: 해충의 정상적인 신경 전달을 교란시켜 경련이나 마비를 일으켜 죽게 합니다. (예: 작용기작 1, 3, 4, 5, 6 등)
  • 성장 조절: 해충이 허물을 벗거나 번데기가 되는 과정을 방해하여 성장을 억제합니다. (예: 작용기작 15, 16, 17, 18 등)
  • 에너지 대사 저해: 해충이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게 하여 살충 효과를 나타냅니다.

살균제 작용기작

살균제는 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의 생존에 필수적인 특정 기능을 억제하여 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합니다.

  • 호흡 저해: 병원균의 에너지원(ATP) 생성을 막아 호흡을 멈추게 합니다. (예: 작용기작 다, 사 등)
  • 스테롤 생합성 저해: 병원균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필수 성분인 스테롤의 합성을 막아 세포의 기능을 마비시킵니다. (예: 작용기작 아)
  • 핵산 및 단백질 합성 저해: 병원균의 유전 정보 복제나 단백질 합성을 방해하여 증식을 억제합니다. (예: 작용기작 가, 자 등)

제초제 작용기작

제초제는 잡초만이 가진 특유의 생리 작용을 방해하여 고사시킵니다. 제초제 작용기작 분류는 잡초의 저항성 관리에 매우 중요합니다.

  • 광합성 저해: 엽록소에서 일어나는 광합성 작용을 방해하여 잡초가 양분을 만들지 못하게 합니다.
  • 아미노산 합성 저해: 식물 생장에 필수적인 특정 아미노산의 합성을 억제하여 잡초를 서서히 죽게 만듭니다. 글리포세이트 성분이 대표적입니다.
  • 세포 분열 저해: 잡초의 뿌리나 생장점의 세포 분열을 막아 더 이상 자라지 못하게 합니다.

이처럼 농약의 작용기작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포장지의 기호를 확인하여 계획적으로 사용하는 습관은 농약의 효과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천하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농약 작용기작, 저항성 관리의 첫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