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 5일, 우리는 어린이날을 당연한 공휴일로 여기며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이 날이 있기까지 어린이의 인권을 위해 헌신한 선구자들의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어린이날 제정의 역사와 그 속에 담긴 깊은 의미를 되짚어 봅니다.
어린이날 제정 이유: 어린이 인권 존중
어린이날이 만들어지기 전, 아이들은 ‘애기’, ‘애새끼’ 등으로 불리며 어른들의 소유물이자 미성숙한 존재로 취급받았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아동문학가 소파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를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린이’라는 단어 자체를 널리 보급한 이가 바로 방정환 선생입니다. 그는 ‘어린 사람’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이었던 ‘어린이’에 ‘어른과 동등한 인격체’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어린이날 제정 이유의 핵심, 즉 어린이 인권 존중 사상의 시작이었습니다.
어린이날 제정 단체: 천도교소년회
방정환 선생의 이러한 생각은 그가 활동했던 천도교의 ‘인내천(사람이 곧 하늘)’ 사상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는 1921년,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린이날 제정 단체인 천도교소년회를 조직하여 본격적인 소년 운동을 펼쳤습니다. 천도교소년회는 어린이들을 모든 억압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완전한 인격적 대우를 보장하며, 즐겁게 놀고 배울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어린이날 제정일과 날짜 변경의 역사
최초의 어린이날 제정일은 1922년 5월 1일입니다. 천도교소년회가 창립 1주년을 기념하여 ‘어린이의 날’로 선포한 것입니다. 이듬해인 1923년 5월 1일에는 여러 소년 운동 단체가 연합하여 첫 공식 기념식을 열고,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하여 주시오”와 같은 내용이 담긴 ‘어른들에게 드리는 글’을 배포하며 어린이 인권 존중을 널리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5월 1일은 노동절(메이데이)과 겹쳐 일제의 감시와 탄압이 심했습니다. 이로 인해 1928년부터는 5월 첫째 주 일요일로 날짜를 변경하여 행사를 이어가야 했습니다. 그마저도 1937년 일제가 소년단체를 강제 해산시키면서 어린이날은 중단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광복 후인 1946년, 어린이날 행사가 부활하면서 지금의 어린이날 제정 날짜인 5월 5일이 확정되었습니다. 당시 5월 첫째 주 일요일이 바로 5월 5일이었고, 해마다 날짜가 바뀌는 불편을 없애기 위해 이날로 고정한 것입니다. 이후 1975년부터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어린이날은 단순히 아이들이 선물을 받는 날이 아닙니다. 100여 년 전, 암울했던 시대에 어린이들의 존엄성을 외쳤던 방정환 선생과 수많은 선각자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고, 우리 사회의 미래인 어린이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