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하다’는 말을 들으면 흔히 힘이 없고 유약한 성격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성경에서 온유는 세상적인 기준과 전혀 다른, 훨씬 더 깊고 강인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약함이 아니라 오히려 잘 통제된 힘이며,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성숙한 성품입니다.
성경에서 온유의 진짜 의미: 길들여진 힘
신약성경에서 ‘온유’로 번역된 헬라어 ‘프라우스(praus)’는 원래 야생마가 잘 훈련되어 주인의 말에 순종하는 상태를 묘사하는 데 사용되던 단어입니다. 즉, 폭발적인 힘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스스로 제어하여 주인의 뜻에 맞게 사용하는 ‘길들여진 힘’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성경적인 온유함은 자신의 힘과 권리를 함부로 사용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기꺼이 복종시키는 내면의 강인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온유한 사람, 모세
성경은 모세를 가리켜 “그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 (민수기 12:3) 라고 평가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끄는 강력한 지도자였지만, 자신의 누나와 형이 리더십을 비방할 때에도 분노하거나 스스로를 변호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모든 상황을 잠잠히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이는 자신의 감정과 권리를 내세우기보다 모든 것을 하나님의 주권에 맡기는 온유함의 탁월한 모범을 보여줍니다.
온유함의 완전한 본보기, 예수 그리스도
예수님은 온유함의 완전한 본보기이십니다. 그분은 스스로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마태복음 11:29)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아들로서 세상을 창조하고 심판할 권세를 가지셨지만, 그 힘을 결코 자신을 위해 사용하지 않으셨습니다. 십자가에서 부당한 고난을 당하실 때에도 잠잠히 모든 것을 감내하셨으며, 이는 자신의 모든 힘을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온전히 복종시킨 온유함의 절정이었습니다.
온유한 자가 받을 복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마태복음 5:5) 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세상은 힘과 경쟁으로 땅을 차지하려 하지만, 하나님은 오히려 자신을 낮추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온유한 자에게 참된 안식과 평안, 그리고 하나님 나라라는 영원한 기업을 상속으로 주십니다. 결국 온유함은 하나님의 통치를 인정하고 모든 것을 그분께 맡기는 믿음의 태도이며, 이 믿음을 통해 우리는 세상이 줄 수 없는 참된 복을 누리게 됩니다.
성경이 말하는 온유함은 유약함이 아닌, 하나님 안에서 발견되는 진정한 강함입니다. 모세와 예수님의 삶을 통해 보여주신 것처럼, 자신의 힘을 하나님의 뜻 아래에 둘 때 우리는 가장 온유하며 가장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