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는 음력 5월 5일로, 우리나라 전통 명절 중 하나입니다. 예로부터 설날, 추석과 함께 3대 명절로 여겨졌던 단오는 일 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로 알려져 있어 ‘태양의 축제’라고도 불렸습니다. 2025년 단오는 6월 9일인데요, 이번 글에서는 단오날 먹는 전통 음식과 그 유래, 다양한 놀이 문화, 그리고 창포물에 머리 감기와 같은 풍습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단오의 유래와 의미
단오는 ‘수릿날’, ‘중오절’, ‘천중절’, ‘단양’이라고도 불리며, 그 유래에는 여러 설이 있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설은 중국 초나라의 충신 굴원을 기리는 풍습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굴원은 초나라 회왕 때 신하로, 간신들의 모함으로 인해 자신의 지조를 보이기 위해 멱라수에 투신자살했는데, 그날이 음력 5월 5일이었습니다. 이후 해마다 굴원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우리나라에 전해져 단오가 되었다고 합니다.
‘수릿날’이라는 명칭에도 여러 설이 있는데, ‘수리’가 ‘신(神)’이라는 뜻과 ‘높다’라는 의미가 있어 ‘높은 신이 오시는 날’을 의미한다는 설과, 밥을 수뢰(물여울)에 던져 제사를 지내는 풍습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단오날 먹는 전통 음식
수리취떡
단오에 가장 대표적으로 먹는 음식은 수리취떡입니다. 수리취떡은 쑥을 따다 잘게 짓이겨 쑥물을 낸 뒤 쌀가루를 섞어 둥글게 빚은 다음, 그 위에 수레바퀴 모양의 무늬를 찍어서 만든 떡입니다.
수리취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카로틴과 비타민B 복합체를 함유해 칼슘과 철분 등의 작용을 도움으로써 지혈, 부종, 인후염, 당뇨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쑥은 위장병, 소염작용, 지혈작용, 설사 예방과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단옷날 먹는 수리취떡은 약떡으로 여겨졌습니다.
제호탕
제호탕은 여름철 더위를 풀어주는 전통 음료로, 오매육, 사인, 백단향, 초과 등의 한약재를 곱게 갈아 꿀을 넣고 중탕으로 끓인 청량음료입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의서인 동의보감에는 제호탕이 ‘여름철 더위를 풀어주고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나는 것을 그치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궁중에서는 단옷날이 되면 제호탕을 부채인 단오첩과 함께 주는 것이 풍습이었습니다. 정조대왕은 수원화성을 축성하는 인부들이 더위에 지칠까 염려하여 제호탕을 달여 주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앵두화채
음력 5월, 양력 6월 즈음은 앵두가 많이 나오는 철이었기 때문에 단오에는 앵두를 이용한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앵두화채는 단오절에 먹는 전통 음료로, 앵두와 꿀로 만들며, 앵두와 산딸기 등을 이용해 만듭니다.
도행병
도행병은 초여름에 나는 각종 과일을 즙을 내 쌀가루에 버무려 쪄먹는 설기떡입니다. 단오에 먹는 전통 음식 중 하나로, 여름을 앞두고 건강을 챙기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단오 풍습과 놀이
창포물에 머리 감기
단오 풍습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창포물에 머리 감기’입니다. 이는 ‘단오장’ 풍습의 하나로, 단옷날 나쁜 귀신과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기원하는 벽사의 의미로 행해졌습니다.
창포물에 머리 감기는 여자들이 창포잎과 뿌리를 삶아 창포탕을 만들어 머리를 감는 것을 말합니다. 창포는 우리나라 호수나 연못가에서 자라는 다년생 풀로, 선조들은 창포의 그윽한 향기가 나쁜 귀신을 내쫓는다고 믿었습니다. 또한 단옷날 창포탕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에 윤기가 나고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창포에는 타닌 성분이 있어 모발의 손상 부위를 메우고 수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창포에 풍부한 단백질은 모발을 구성하는 좋은 영양분으로 머리카락을 윤기 있고 부드럽게 가꿔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창포 뿌리에는 아사론이라는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 이는 해충이나 곤충을 쫓아내는 역할을 하며, 두피 가려움증 및 비듬 관리를 돕고 모발에 윤기를 더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단오 놀이
단오에는 다양한 전통 놀이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놀이로는 씨름, 그네 타기, 투호, 팽이치기, 윷놀이 등이 있습니다.
씨름은 남자들의 힘을 겨루는 놀이로, 단오절의 대표적인 행사입니다. 씨름은 단오절의 풍요와 건강을 기원하고, 남자다움을 과시하는 놀이로 여겨졌습니다.
그네 타기는 여자아이들의 놀이로, 단오절에 많이 즐겼습니다. 그네 타기는 단오절의 풍요와 건강을 기원하고, 여자아이들의 순결을 지키는 놀이로 여겨졌습니다.
투호는 나무로 만든 화살을 멀리 던져 과녁에 맞추는 놀이입니다. 투호는 단오절의 풍요와 건강을 기원하고, 민족의 단결을 다지는 놀이로 여겨졌습니다.
팽이치기는 나무로 만든 팽이를 돌리는 놀이입니다. 팽이치기는 단오절의 풍요와 건강을 기원하고, 아이들의 지혜와 재능을 기르는 놀이로 여겨졌습니다.
단오의 다양한 풍습
단오장 풍습으로는 창포물에 머리 감기 외에도 목욕하기, 홍색과 녹색의 새 옷 입기, 머리에 창포잠이라는 비녀 꽂기 등이 있습니다.
머리를 감은 후에는 창포 뿌리로 만든 비녀인 창포잠(창포비녀)을 꽂았습니다. 창포잠은 붉은 연지를 바르고 장수를 기원하는 수(壽) 자나 행복을 기원하는 복(福) 자를 새겨 넣는데, 붉은 연지를 바른 창포잠을 머리에 꽂으면 액을 물리쳐 머리가 아프지 않게 되고 무병장수한다고 믿었습니다.
남자들은 질병과 액을 물리치기 위해 창포 뿌리를 허리춤에 차고 다니거나 창포주를 마시는 등 단옷날 창포와 관련된 풍습은 실로 다양합니다.
단오는 양기가 가장 센 음력 5월 5일이라 태양의 축제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그만큼 다가오는 여름과 더위를 대비하고, 액운을 쫓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가 담긴 단오 풍습은 오늘날에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단오는 전통 명절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지혜가 담긴 날입니다. 수리취떡, 제호탕, 앵두화채 등의 음식을 통해 건강을 챙기고,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등의 풍습을 통해 액운을 쫓았던 선조들의 지혜를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