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맘 먹고 밭에 제초제를 뿌렸는데,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면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제초제 효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다시 뿌려야 하는 건지 고민이 깊어집니다. 제초제 살포 후 비가 내렸을 때 약효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제초제 뿌리고 비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초제를 뿌린 직후에 내리는 비는 약효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잎과 줄기를 통해 흡수되는 경엽처리제는 약제가 식물 표면에 충분히 머무르며 흡수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약제가 흡수되기도 전에 비가 내리면 빗물에 그대로 씻겨나가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게 됩니다.
특히 시간당 25mm 이상의 강한 비는 살포한 약제를 거의 대부분 씻어내 버릴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제초 작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기예보를 미리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제초제 효과와 강수량 관계
모든 비가 제초제 효과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닙니다. 비의 양과 내리는 시점에 따라 약효 감소 정도가 달라집니다. 가볍게 흩뿌리는 정도의 비라면 오히려 약제를 식물 전체로 퍼지게 하여 긍정적인 효과를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제초제 살포 후에는 최소한의 건조 시간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살포 후 최소 4~6시간 정도는 비가 오지 않아야 안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를 ‘내우성’이라고 하는데, 농약 성분이 빗물에 버티는 힘을 의미합니다. 가장 정확한 정보는 구매한 제초제 포장지의 주의사항을 확인하는 것이므로, 사용 전 반드시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비 예보 시 대처 방법
비 예보가 있다면 제초제 사용에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살포 시점은 맑고 바람 없는 날이 최소 24시간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입니다. 또한, 비가 온 직후처럼 땅이 너무 축축할 때 제초제를 사용하면 약제가 토양으로 과도하게 흘러 들어가 작물에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비가 그치고 며칠 지나 땅이 적당히 마른 후에 살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만약 예기치 않게 비를 맞았다면, 며칠간 잡초의 상태를 지켜보는 것이 좋습니다. 잡초가 다시 살아나는 기미가 보인다면, 상황을 판단하여 재살포를 고려해야 합니다. 약효 저하를 줄이고 싶다면 식물 표면에 약제가 더 잘 달라붙도록 돕는 ‘전착제’를 함께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